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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줄거리 및 제작 배경, 감독의 의도

by 동화부부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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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즈메의 문단속, 문 밖의 다른 세상

일본 규수의 작은 마을에 살고있는 소녀 스즈메는 과거 4살 때 지진으로 엄마를 잃고, 이모와 함께 사는 아이다. 스즈메는 항상 밝아 보이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남자친구 한 명 사귀지 않고 자신을 보살피는 이모에게 미안함과 무거움을 느끼고 있다. 어느 날, 이유 없이 끌리는 소타를 길에서 만나고 그의 뒤를 자신도 모르게 쫓아간다. 소타를 따라가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우뚝 솟은 낡은 문 하나를 발견한다. 스즈메는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문을 열고, 그 순간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친다. 이때 위험을 감지한 소타가 나타나 가까스로 문을 닫는다. 하지만, 수수께끼 고양이 다이진에 의해 소타는 다리가 세 개뿐인 아동용 의자로 변하게 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스즈메와 의자가 된 소타가 고양이 다이진이 여는 문을 단속하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2. 스즈메의 문단속 등장인물 소개

소타는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를 가둬놓는 문과 요석을 전국적으로 관리하고 뒷문이 열려있으면 문단속해서 닫는 토지시이다. 대대로 토지시 집안으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고 문단속하며 전국을 누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의자가 되어버린다. 노란색 의자는 원래 스즈메가 아끼던 엄마의 유품이다. 소타가 아동용 노란 의자가 되어버리면서 말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의자가 된다. 원래부터 다리가 3개라 뒤뚱거리며 움직이는 소타 의자는 시간이 갈수록 어느새 익숙해져 하늘을 날고 묘기를 부리는 수준으로 움직인다. 다이진은 스즈메가 우연히 뽑게 되는 미미즈가 나오지 못하도록 뒷문을 지키는 고양이 모양 요석이다. 스즈메가 묘석을 뽑으면서 살아있는 고양이 모습으로 변한다. 다이진이 지나간 곳마다 문이 열려있어, 다이진이 문을 연다고 생각했으나, 문이 열린 곳을 스즈메와 소타에게 알려주는 귀여운 고양이다.

 

3. 제작 감독 및 배경 소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날씨의 아이>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유명한 감독이다. 앞선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일본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진이라는 재난을 주요 소재로 채택했다. 앞선 두 작품에서는 가상의 재난을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실제 사건인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했다. 당연히 이런 과거의 아픔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는 큰 이슈가 되었고, 감독도 이를 의식하여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 걱정이 된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영화는 재난이 들이닥친 이후 폐허가 되어버린 일본 각지의 공간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재는 폐허가 되어버린 곳이지만, 과거에는 사람들이 행복한 일상을 보냈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각각의 이유로 발길이 끊겨버린 공간들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감독은 폐허가 되거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곳에 깃든 추억을 되살리고 애도를 표하며, 아픔을 지닌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사상 두 번째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분에 초청되며 애니메이션이라는 예술 장르가 재난의 상처를 얼마나 잘 보듬어줄 수 있는지에 대해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주었다.

 

4. 감독의 의도 해석 및 총평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왜 이 작품을 만들었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311일 최대 진도 7의 강진으로 19천여 명이 사상한 지진이다. 일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며, 재산 피해만 240조원에 달한다. 또한,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다. 지진 후에도 수많은 여진과 쓰나미를 불러와서 2011312알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 지진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건 일본 인구의 1/3에 불과하다.

11년이라는 세월은 국토를 부흥시키기에도 치유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도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재해나 인구 소멸로 사람들이 떠나며 폐허가 되는 장소들이 늘어났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잊혀 가고 있는 장소를 재난의 발원지로 묘사했다. 문을 여는 것은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개념이다. 감독은 스즈메를 통해 기억의 문을 다시 열었다. 문은 장소에 출입이 가능한 입구로 문의 존재는 장소의 존재를 증명한다. 영화에서처럼 폐허에 문 하나만 있더라도 이곳에 누군가의 삶이 깃들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스즈메는 문을 닫을 때 애도의 주문을 외우며 닫을 수 있는데, 잊혀 가고 있는 장소의 애도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일본에서 재난으로부터 피해를 본 개인이 느끼는 수많은 고통보다 더욱 힘든 건 재난 상황의 이야기를 쉬쉬하는 일본의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생존자들이 받는 편견과 차별의 분위기는 치유와 극복을 더욱 힘들게 한다. ‘살아서 다행이야라는 생각보다 살아있는 것이 죄스러운 상황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생존자들에게는 삶에 대한 가치와 살아가야 하는 희망의 의미를 전달하고, 편견과 차별 없이 치유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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