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 줄거리 및 현대사회에 주는 시사점

1. 영화 브로커 줄거리

영화 브로커는 아이를 낳았지만 키울 능력이 없어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버리는 어린 여자 소영의 모습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영은 비가 오는 깊은 밤, 어린 아기 우성이를 베이비 박스 앞에 버리고 도망을 간다. 아이가 베이비 박스 시설을 통해 다른 가정에 입양되거나 보육원에서 키워질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보육원 출신 동수에 의해 허름한 세탁소로 보내지게 된다. 다음 날 자신이 버린 아기를 다시 찾으러 간 소영은 우성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세탁소 사장 상현과 베이비 박스 직원 동수를 만난다.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 우성이를 잘 키워줄 부모를 찾아 아이를 팔 계획이라는 상현과 동수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은 함께 우성이를 키워줄 부모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처음 거래를 위해 울진으로 간다. 아기를 보러 온 부부가 갑자기 가격을 흥정하고, 할부 이야기를 한다. 이를 본 소영은 거래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아기를 물건 사고팔듯이 금액을 깎거나 할부를 운운하는 모습이 역겹다. 두 번째로는 강릉으로 간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들을 뒤쫓던 형사가 심어놓은 가짜 부부인 걸 눈치채고 거래는 성사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높은 가격에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를 만나게 되지만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고 뒤를 밟던 형사에게 붙잡히게 된다.

 

2. 영화 브로커의 성과와 의미 

브로커는 일본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한국 배우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큰 화제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에서 2004년에는 <아무도 모른다>로 주연배우가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그렇게 아버지가된다>로 심사위원상, 2018년 <어느가족>으로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 영화로는 상현 역할을 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공식상은 아니지만 심사위원을 꾸려 칸에 올라온 작품 중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영적인 고민을 하게 해주는 작품에 주는 애큐메니컬상도 수상하였다.

영화 브로커는 자극적인 장면 없이, 잔잔히 이야기하듯 흘러가는 영화이기에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갈린다. 또한, 영화는 아이를 매매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등장인물들을 심판하기보다는 그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해 관객들에게 생각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인지, 모성애가 무엇인지, 그리고 가족란 무엇인가라는 전제를 깔아놓고 생각하게 하고 질문을 던지게 한다. 주인공 소영은 처음에는 아기 우성이를 베이비 박스에 버리지만 다시 돌아와 곧 자신의 아기를 찾는다. 아기를 팔아 돈을 챙기려던 두 남자는 처음에는 아주 파렴치한 범죄자이지만, 이들 역시 아기를 풍족한 환경에서 키워줄 좋은 부모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을 뒤쫓는 두 여형사도 처음에는 범죄자들을 현장에서 잡으려고 시작했지만, 이들을 도청하고 거래하는 과정에서 묘하게 설득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이들은 가족이 된다. 

 

3. 영화 브로커 현대사회에 주는 시사점

최근 한국에서는 영아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관한 사건과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이나 출산하여 생활고로 인해 신생아나 영아를 숨지게 한 사건들이 아주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 브로커는 이러한 현대사회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많다. 영화에 나오는 소영은 아이를 키울 능력이 되지 않지만 아이를 방치하고 굶기지 않는다. 익명으로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간다. 이를 통해 아이는 사회의 도움을 받아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영아를 책임지지 못하여 방치하거나 굶겨,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것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유기한 사건들이 밝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베이비 박스의 존재만 알았더라도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이를 낳았다는 이력조차 숨기고 싶어 병원 밖에서 출산하고 공식적인 입양 절차가 아니라 뒷거래를 통해 불법적인 인신매매를 하는 경우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미등록 영아 사망 사건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출생통보제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출생 시, 의료인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아기의 출생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출생통보제가 태어난 모든 아이의 등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의료인 없이 출산하고 이를 철저히 은폐하는 경우, 출생통보제가 있어도 국가가 모르는 아이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출생통보제의 부작용으로 혼외 자녀의 출산 등을 더욱 음지로 내모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현재 한국 국회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하여 보호출산제에 대한 후속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보호출산제는 출생 신고를 꺼리는 부모에게 익명 출산과 익명 인도를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영화에서 나온 베이비 박스가 하는 일을 국가의 공적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 보호출산제의 핵심 내용이다. 한국 사회는 이 두 가지 제도를 두고 이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인가에 대해 뜨겁게 논쟁 중이다. 양날의 검처럼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를 함께 심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