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올빼미,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올빼미는 역사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며, 조선시대 인조가 왕 위에 오른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조선의 제16대 왕 인조는 광해를 몰아내고 인조반정을 통해 왕의 자리에 추대된 임금이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국제 정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광해군의 중립외교를 반대하여, 친명배금 정책을 고수하였던 인조는 왕위에 오르지만 이후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게 된다. 특히 병자호란으로 인조는 궁을 떠나 피난길에 오르게 되며 남한산성에 갇히게 된다. 결국에는 버티지 못하고 청나라 앞에서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전도 굴욕'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굴욕스러운 수치는 두고두고 역사에 남은 사건이다. 영화는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허구인지 그 경계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나 인조실록에는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에 얽힌 불화와 그들의 죽음에 담긴 미스터리한 구절이 있는데, 영화는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만들어졌다.
2. 영화 올빼미, 줄거리 및 등장인물
영화 시작 부분에 실제로 인조 실록에 기록된 내용을 인용하여 보여준다. 그 구절은 다음과 같다.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고 수일 만에 죽었는데, 이목구비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
영화는 실제로 실존했던 인물과 상상하여 만든 허구의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천경수(류준열)는 동네 침술 집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다. 실력은 좋아도 맹인이라 궁에 들어갈 기회가 없었으나, 그의 실력을 알아본 이형익(최무성)이 그를 발탁하여 궁에 들어가게 된다. 아픈 동생의 약값과 치료비를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내어 궁 생활을 한다. 경수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다른 신경들이 특화되어있었고, 밝은 곳에서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희미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궁에서는 항상 입 조심, 말 조심 해야 하는 곳으로 경수는 보이는 것을 못 본 척하고 살아간다.
며칠 뒤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끌려갔던 소현세자와 강빈이 돌아온다. 하지만 청나라에 굴욕을 당했던 인조는 이들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또한, 영의정과 함께 백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 시대를 준비하려는 소현세자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결국 못난 인조는 소현세자가 청나라를 등에 업고 자신을 치고 왕위에 오르려고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이형익을 이용하여 소현세자를 독살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경수는 단지 소현세자의 지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고 이형익을 보조하였으나, 어둠 속에서 구멍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소현세자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영화에서 역사를 바탕으로 소현세자의 죽음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관객에게 몰입감을 준다. 또한, 인조 역을 맡은 유해진의 연기가 그 당시 인조의 복잡한 심경을 현실적으로 연기하여 긴장감 있고 스릴 있게 몰입하게 된다.
3. 영화의 중요한 소재, 주맹증
주인공 천경수(류준열)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희미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경수는 운 좋게 들어간 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과 아픈 동생을 지키기 위해 본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본인은 맹인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한다. 실제로 맹인이기에,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경수는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며 쥐 죽은 듯 지내는 것이 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는다.
영화에서는 이처럼 주인공이 단순 맹인이 아닌 주맹증을 앓고 있는 인물로 설정하였다. 주맹증은 실제로 있는 병으로, 낮에는 빛의 파장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지만 어두움 밤에는 앞이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천경수(류준열)는 소현세자가 독살당하는 장면을 주인공이 목격하지만, 아무도 맹인인 경수가 이 사실을 목격한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자나 깨나 조심해야 하는 궁에서 이러한 엄청난 장면을 목격한 경수는 과연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본인이 살아남기 위해 사실을 못 본 척 숨기고 비밀로 덮을지, 아니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소현세자와 불쌍한 원손을 위해 이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할지 내적 갈등을 겪는 경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 소름돋는 결말과 역사적 사실
자신에게 잘해줬던 인조와 불쌍한 원손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던 경수는 자신이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인조는 아들 소현세자가 죽은 후 4년 뒤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1649년 6월 전염병이 돌던 때 학질에 걸려 사망한다. 영화 마지막에 자신의 침술로 복수하는 경수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는 인조가 간풍 증세가 있어 계속 침을 맞았고 갑자기 오한과 두드러기 증세가 심해졌고 의원이 진찰한 결과 학질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화 올빼미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져 만들어졌으며, 뛰어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타 누적 관객 수 332만명을 기록하였으며, 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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