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범한 가정에 찾아온 위기
평범한 부부인 종배와 정연은 카센터를 운영하며, 딸 혜린과 함께 행복한 삶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종배의 후배 수제가 집에 방문해 밥을 먹는데 어딘가 참 불편해 보이고, 그날 밤 수제는 거액의 빚으로 목숨을 끊고 만다. 지인의 죽음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중산층으로 평범하게 살아왔던 종배와 정연 가족에게도 큰 위기가 찾아온다. 2억이라는 거액을 종배가 보증을 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집도, 카센터도 잃게 된 종배네 가족은 집세를 내지 못해 집주인에게 쫓겨나듯이 허름한 집으로 이사하게 된다. 힘겹게 살아가던 부부에게 어느 날 성공한 후배 문도를 만나게 되고, 그가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정연이 해외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원석을 운반하는 일이다. 잡혀도 세금만 내면 된다고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연은 어딘가 석연치 않지만, 단칸방 월세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속임에 꾀어 넘어가 위험한 일에 발을 담그게 된다. 그렇게 정연은 어린 딸 혜린을 위해 쪽지 한 장 남기고 돈을 벌기 위해 프랑스로 향한다.
2. 낯선 땅에서 2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단순히 원석을 운반하는 일인 줄 알았던 정연은 난생처음 불법을 저지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낀다. 이를 본 공항 보안관은 동양인 여자 정연에게서 수상함을 느낀다. 잔뜩 겁먹은 동양인을 의심한 심사관은 보안 요원에게 연락해 그녀의 가방을 검사하는데, 거기에는 원석 대신 정연도 몰랐던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있었다. 이렇게 정연은 마약 운반책으로 현장에서 붙잡힌다.
체포 사실을 알게 된 종배는 외교부를 찾아가기지만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사관에서는 그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해주지 않고 방치한다. 정연은 프랑스령의 외딴섬 마르티니크의 교도소로 보내져 온갖 모욕과 인종차별을 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재판 판결문을 파리 대사관으로 보내 정식으로 재판을 받을 기회도 찾아오지만, 대사관에서는 그 판결문마저 방치하고 파쇄해버리고 만다. 또한, 정연이 최소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통역관을 붙여달라고 하지만 이런 요청은 묵살돼버리고 만다. 그렇게 정연은 낯선 땅에서 2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다. 대사관을 믿을 수 없었던 종배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인터넷에 정연의 사연을 올린다. 이로인해, 온라인상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3.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방송국에서 이 사연을 알게 되고 종배는 취재진과 함께 마르티니크로 가게 된다. 취재팀은 대사관이 은폐하고 있던 진실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그녀를 방치한 것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던 대사관에서는 정연을 찾아가 협박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리고 얼마 후 진실이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비로소 정연은 정식으로 재판받게 된다. 마지막 변론에서 정연(전도연)이 자신이 잘못한 일을 반성하며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깊다. 그리고 정연은 2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화 속에서는 잊혀지지지 않는 장면들이 몇 개 있다. 프랑스에서 정연이 차량으로 이송되던 중에 여자 교도관에게 성폭행 당할 뻔하고, 도망쳐 달린 곳이 바로 카리브의 수평선이 보이는 해변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는데, 이곳은 종배와 정연이 결혼 10주년에 꼭 가보자고 약속했던 곳이다. 바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정연의 모습에서 실화 속 인물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4.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영화는 2004년에 있었던 '장미정 사건'을 각색해서 만들어졌다. 해당 사건은 2006년 추척 60분에서 보도가 되면서 실제 장미정 씨가 나와 화제가 되었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 범으로 오인되어 대서양 건너 외딴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제 사건이다.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22시간 거리, 대서양을 건너 12,400km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낯선 타국의 교도소에서 재판도 없이 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낸 한 여성이 겪은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또한, 실제 마약 운반을 시킨 주범은 10년 만에 검거가 되었다고 한다.
방은진 감독은 당시 이 기사를 통해, 도대체 무슨 일로 프랑스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에 궁금증이 끊이지 않아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실화의 주인공이 직접 쓴 일기 등을 참고하였고, 실제 인물들의 심경과 배경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정연을 연기한 전도연은 평범한 주부에서 2년간의 옥살이로 완전히 망가져 가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영화의 주인공 장미정 씨는 분명 마약 운반 혐의로 범죄를 저지른 건 분명한데, 지나치게 피해자로 미화했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교부가 자국민의 보호에 미흡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할 정부의 모습에 화가 나고, 한 여성이 소중한 일상을 잃고 타국에서 망가져 가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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